[토토 뉴스] 아약스 축구의 돌풍
유벤투스로선 키엘리니와 만주키치의 부상 결장이 아쉬울 수 있다. 경기 도중 부상으로 빠진 디발라의 빈자리도 안타까울 일이다. 하지만 지난 새벽 경기는 유벤투스가 못했다기보다 아약스가 너무나 잘 싸운, 아약스의 올 시즌 폭발력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올 시즌 아약스 축구는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선수 개개인의 재능부터 조직적인 팀플레이까지 뛰어나다. 아약스의 선수 구성은 2년 전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경험한 젊은 선수들에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경험 많은 블린트와 타디치가 결합한 조합이다. 아약스에서 7시즌 째 뛰고 있는 베테랑 라세 쇤도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대표 주자는 다음 시즌 바르셀로나 이적이 확정된 미드필더 프렝키 데용(21)과 빅 클럽들이 하나 같이 주목하는 중앙 수비수 데 리흐트(19)다. 데 리흐트는 지난 새벽 유벤투스전에서 골을 넣으며 네덜란드 선수 역대 챔피언스리그 두 번째 최연소 득점(19세 246일) 기록을 세웠다. 이밖에도 다비드 네레스(22), 반 더 베이크(21), 마즈라우이(21) 등 빅 클럽들의 스카우트 레이더망에 걸린 젊은 선수들이 많다. 젊어서 빠르고 힘 있는데 오래 손발을 맞추고, 경험 있는 선수들까지 가세해 조직적이기까지 하다. 강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선수 구성만으로 아약스 축구를 매력적이라고 하는 건 아니다. 플레이스타일이 공격적이다. 물러나기보단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한다. 올 시즌 아약스 경기를 보면 직관적으로 재밌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건 이 때문이다.
강팀 잡는 아약스의 전술
현 아약스의 포메이션은 네덜란드 전통의 클래식한 4-3-3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처럼 측면에서 빠르게 1대1 돌파하는 와이드 윙을 세우는 형태가 아니다. 현 아약스의 전술은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동시에 중앙의 콤비네이션을 강조하는 형태다. 핵심은 가운데 라인이다. 아래는 지난 새벽 유벤투스와 아약스전의 공식 경기 기록지다.
한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아약스의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이 가운데로 엄청 빽빽하게 몰려 있는 걸 알 수 있다. 중앙 미들에 포진한 반 더 베이크와 프렝키 데용, 라세 쇤에 전방의 타디치가 결합해 다이아몬드 꼴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측면 공격수인 네레스와 지예흐도 터치라인 쪽에 머물지 않고 컷인 등의 플레이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또 다른 다이아몬드를 만든다. 중앙 집중적으로 삼각형, 사각형 등 도형이 여러 개 겹쳐 있는 형태다.
아약스는 왜 이런 전술을 쓰는 것일까.
허리 라인을 가운데로 좁혀 세우는 건 패스 할 때는 경로를 만들어 패스 게임을 원활하게 하고, 수비할 때는 상대를 에워싸기 좋게 하기 위해서다. 좁은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만들면 공격할 때는 줄 곳이 많고, 수비할 때는 몰아가기 좋은 형태가 된다. 물고기 잡을 때 에워싸 잡는 것과 같다.
아약스의 중앙 집중 포지셔닝에 유벤투스가 무너졌다고도 할 수 있다. 아약스가 허리 라인을 가운데로 좁혀 강한 블록을 만들었고 이에 엠레 잔, 마튀이디, 피야니치, 베르나르데스키 등 유벤투스 허리 라인이 제대로 대응 못하고 흔들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내주었다. 유벤투스가 특히 미드필드 라인에서 고전한 건 이 때문이었다. 유벤투스가 공격과 수비를 연결할 미드필드 라인에서 밀리면서 호날두가 효과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고립되고 말았다.
아약스, 새벽 맨시티-토트넘 승자와 4강
실제 아약스는 원정 경기임에도 경기를 주도했다. 아약스는 슈팅(13개 대 11개)과 유효 슈팅(4개 대 2개) 모두 유벤투스에 앞섰다. 아약스의 홈과 원정, 상대를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전술은 이미 지켜본 일이기도 했다. 아약스는 16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높은 위치에서부터 싸우는 강력한 압박과 공격 축구로 4-1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아약스는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경기당 득점 1.9골로 32팀 중 6위, 경기 평균 슈팅 15.9개로 5위에 올랐을 만큼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허리라인에서의 강력한 압박은 평균 실점(1골) 부문에 있어서도 7위에 랭크되는 기록을 남겼다. 공수 밸런스가 그만큼 좋았던 아약스다.
아약스의 챔스 4강 진출은 22년 만의 일이다. 1996-97시즌 이후 막혔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을 이룬 아약스다. 네덜란드 전체 클럽으로 보더라도 박지성이 뛰었던 2004-05시즌 아인트호번 이후 14년 만의 네덜란드 클럽의 챔스 4강 진출이다.
아약스의 폭발력을 지켜보면서 24년 전 반데사르, 셰도르프, 리트마넨, 레이카르트, 다비즈, 오베르마스, 클루이베르트, 데보어 형제 등이 뛰면서 아약스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한다.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재능들의 출현, 중앙 공격 지향적인 축구 등을 언급하며 2년 전 유명을 달리한 요한 크루이프의 유산임을 말하기도 한다.
아약스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최종 결과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까지 아약스가 보여준 플레이만으로도 그들은 박수받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최종 결과를 떠나 아약스의 다음번 플레이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아약스는 다가오는 새벽 맨시티와 토트넘 경기의 승자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치른다.